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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노동절, 우리는 노동자입니다

2015.05.01

청년녹색당에서 노동절을 맞이하여 논평을 냈더군요. 논평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면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노동절’이라고 해야하고 ‘근로자’가 아니라 ‘노동자’라고 불러야 한다는 내용이었어요. 맞아요, 오늘은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노동절, 노동자의 날이에요. 우리는 근로자가 아니라 노동자고요. 이승만 시절만 해도 노동절이라고 불렀대요. 그러던 것이 박정희 때 근로자의 날로 바뀌고 우리는 노동자가 아니라 근로자가 되었어요.

저는 근로자란 말을 싫어해요. 왜냐하면 ‘근로자’라는 말 속에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에요. 노동자란 말이 노동자의 주체성을 강조한다면 근로자는 수동적 대상임을 강조하는 말이에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민주노총의 홍보실장인 정호희 씨가 다음과 같이 정의했네요.”노동자가 능동적 주체라면 근로자는 수동적 대상이다. 기득권 세력이 근로자란 용어를 선호하는 이유는 시키는 대로 일하는 순종하는 일꾼을 원하는데 있다.”

그런데 어째서 적지 않은 사람들은 근로자란 말을 노동자란 말보다 더 괜찮은 말로 여기는지 모르겠어요. 이것과 관련한 사례를 하나 알고 있는데요. 예전에 어디에서 본 얘기인데 지금 생각하면 참 웃기는 이야기가 있어요.(출처는 기억이 안 나네요.) 어떤 엄마가 자기 아이한테 열심히 일하고 계신 환경미화원 분을 가리키며 “너 공부 안 하면 저 아저씨처럼 노동자 된다. 그러지 않으려면 공부 열심히 해!”라고 말했다는 거예요. 그게 대체 무슨 소리예요.

노동자가 안 되면 뭐가 되겠다는 거예요. 자본가라도 되라는 건가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게 공부 열심히 한다고 되는 건 아니지요.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면 어쩌면 의사나 변호사가 될지도 모르겠지요. 그치만 의사도 많진 않지만 노조가 있어요. 노조란 노동조합의 준말이니 결국 의사도 노동자란 말이지요. 유럽에는 경찰이나 소방관, 심지어 군인도 노조가 있어요. 운동선수들도 노조가 있고, 심지어 지식인들도 노조는 없지만 스스로 지식노동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 엄마의 자녀가 노동자가 아닌 사람으로 살아갈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볼 수 있지요. 아마 그 아이 엄마 생각엔 힘든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만 노동자란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 엄마의 머릿 속에는 아마 다음과 같이 정리되어 있겠지요.

1. 현장직(육체)노동자 < 사무직 노동자/
2. 노동자 =육체노동자, 근로자=사무직 노동자.
3. 근로자 > 노동자.

저의 어린 시절에 친구들이 어떤 친구한테 노동자 같다고 놀리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어요. 옷이 작업복 같다는 뜻이었지요. 노동자 같은 모습이 대체 어떤 모습인가요. 노동자가 이렇게 다양한데, 자신들도 다 노동자의 자식이고 앞으로 노동자가 될 거면서. 부끄럽지만 실은 저도 어릴 땐 작업복 입은 사람만 노동자인 줄 알았어요. 현장직 노동자를 무시하진 않았지만요.

제가 지인들이나 인터넷 상에서 종종 하는 말이지만,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우리는 모두 노동자의 자식이(었)고 노동자였거나 지금 노동자이거나 앞으로 노동자가 될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노동절, 노동자의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