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말이 있다. 사실 그렇다. 당연하게도 명사들 중에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람은 없다. 마이크로소프스사의 빌 게이츠 회장이나, V3라는 백신 프로그램으로 유명한 안철수 박사 같은 컴퓨터 관련 직종의 명사들도 책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다.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말이 단순히 평범한 진리로 여겨지지 않는 것은 내가 그것을 일찍이 깨달았고, 지금도 절절히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적 나는 책을 무척 좋아했다. 더욱이 지금처럼 인터넷도 없었던 시절에 친구들과는 달리 나는 게임에 흥미가 별로 없었다. 지금이야 컴퓨터에 인터넷이 깔려 있어서 인터넷을 한다고 제법 시간을 많이 들이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인터넷을 깔기 전까지 내가 컴퓨터를 켜서 하는 일이란 고작 한글 95나 97을 가지고 놀았을 뿐이니 그다지 재미가 있을 리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 나는 주로 책을 읽으며 하루의 대부분을 보냈다. 바로 앉아서 책을 읽은 게 아니라 빈둥빈둥 뒹굴면서 책을 읽었다. 우리 동네에 창원도서관에서 운행하는 책으로 가득 찬 버스인 ‘이동도서관’이 1주일에 한 번씩 왔다. 한 번에 6권(아빠, 엄마가 모두 회원이셨지요.)을 빌릴 수 있어서 그것을 모두 빌리고. 보통 하루에 2~3권씩 읽고 어떤 때는 하루에 6권을 모두 읽어버리고 그다음에는 집에 있는 책을 읽었으니 그때 책을 얼마나 좋아했는지는 알 만하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인터넷을 설치한 이후 인터넷의 재미에 빠져들면서 책 읽는 시간이 그전보다는 줄어들긴 했지만 나는 여전히 책을 좋아했고 즐겨 읽었다.
어렸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나는 책에 대해서 만큼은 돈을 아끼지 않는다. 매달 받는 용돈은 없었지만 명절 때 큰집에 가서 받은 돈이나 집에 손님이 오셨을 때 받았던 돈을 어느 정도 모았다가 책 사는데 전부 다 써버리곤 했다. 지금도 거의 그렇다.
지금이야 책 읽는 분야가 다양했지만 중학교 때 내가 읽는 책은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때문에 도서관을 뻔질나게(?) 드나들었고 역사에 관련된 책을 즐겨 읽곤 했다. 중학교 때 인터넷에 ‘역사 동호회’를 만들게 되었고(후에 폐쇄했지만.) 지금도 가지고 있는 책의 대부분이 역사 책일 정도로 역사에 관심을 가졌던 계기가 있다.
그것은 내가 ‘책 속에 길이 있다’라는 말을 처음으로 실감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사 온 지 3년쯤 되었지만, 이사 오기 전에 내가 살던 동네 서점 주인아저씨가 추천해주신 역사 책(내가 중학교 2학년 때)을 읽으면서였다. 내가 역사에 대한 책을 사느라 돈만 생기면 그 서점에 뻔질나게 드나들며 책을 샀던 터라 서점 주인아저씨도 나를 무척 좋아했는데 그 아저씨가 추천해주신 책은 나의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다.
그 책의 내용은 역사왜곡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쓴 책이었는데, 내가 알고 있는 역사와 다른 것이 많았고, 나는 그 책을 읽은 이후 결심했다.
‘반드시 역사학자가 되어서 역사의 왜곡을 바로잡겠노라고’ 결심했고, 지금도 나의 꿈은 역사학자이다.
그 이후 역사 말고도 다양한 분야로 책 읽기의 폭을 늘려나가면서 점차 사회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나의 꿈은 더 늘어났고, 더 커졌고 이루고 싶다는 소망은 커졌다.
책은 지금도 나에게 길을 제시해주고 있다.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디로 걸어가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나를 끊임없이 채찍질해주고 있다.
인터넷 설치 이후 독서 시간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나는 여전히 책을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나의 스승. 나의 친구, 책.
2006/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