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다가 너무 일찍 깨어나버려서, KBS2 예능 〈대화의 희열〉 아이유 편을 네이버 TV 영상 클립으로 보고 있다. 진행자의 이름과 어울려 중의적인 느낌을 주는 프로그램 제목과,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나온다는 점이 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안다. 아이유의 말과 노랫말에서 느껴지는 삶의 깊이를.
그래서 그 영상 클립을 보다가 잠시 중단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생각이 떠올라서였다. ‘강원국 작가’가 아이유에게 물었다. 본인의 곡을 쓸 때 여러 협업자(작곡가·작사가·가수·프로듀셔) 중에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냐고. 아이유는 작사가라고 했다.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 없는 질문과 대답이었다. 하지만 내가 주목한 대목은 아이유가 그다음에 한 말이었다. 자신에게는 ‘가수 아이유’, ‘작곡자 아이유’, ‘작사가 아이유’, ‘프로듀서 아이유’가 있다고 했다. 물론 당연한 말이었다. 그는 싱어송라이터니까.
하지만, 난 문득 그것을 인생에 빗대어 보고 싶었다. 어쩌면 우리 인생도 하나의 노래니까. 아이유가 음악의 여러 역할을 수행하듯,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는 각자 자기 인생의 작곡자면서 작사가이고, 가수면서 프로듀서가 아닐까.
노래는 남이 써준 걸 내가 불러도 되지만, 내 인생의 노래는 그럴 수가 없다. 내 삶의 멜로디와 노랫말을 남에게 만들어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간혹 그렇게 사는 사람도 없진 않으나 그건 내 인생이 아니라 남의 인생이다.
물론 가수가 직접 노래를 만들어 부른다고 늘 성공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내가 스스로 내 인생을 개척한다고 꼭 잘 산다는 보장도 없다. 때로는 비록 내가 뜻하는 바는 아니지만, 보편적으로 안전한 길을 택할 때 객관적으로 더 좋은 결과가 나올 때도 있다. 어찌 보면 그게 가능성은 더 높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해진 길만을 따라간다면 뭐 때문에 인간으로 태어났을까. 본능에 따라 살면 그만인 동·식물로 태어나도 충분할 것을. 설령 불행해질지 모른다고 해도 나는 내 길을 가야 한다. 삶은 사는 게 아니라 살아내야 하는 거니까.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그래도 계속 가야 하는 것, 그게 우리네 삶이니까.
내 인생을 직접 프로듀싱해야지. 내가 부를 내 인생의 노랫말과 멜로디를 내 힘으로 만들 테야. 나는 내 인생의 프로듀서 겸 싱어송라이터가 될 테야. 꼭 그렇게 하고 말 테야. (그러고 보니 잠을 못 잤네. 하지만 운동하러 가야지.)
삶에 용감하게 맞선다고 해서
성공이 보장되는 건 아니란다.
하지만 두려움에 굴복하고 삶을 외면한다면
확실하게 실패를 보장받는 셈이지.
삶에 용감하게 맞서지 않으면
경험을 얻을 수 없을 테고,
경험을 얻지 못하면 아는 것에도
한계가 있기 마련이지.
아는 것이 없으면 지혜도 얻을 수 없지 않겠니?
그것을 다 지니려면 삶이 어떠하든지 간에
용감하게 맞서야 하느니라.
(라코타 족 인디언)
- 저자 조셉 M. 마셜 (지은이), 유향란 (옮긴이)
- 출판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발매 2008-03-21
의지와는 달리 때때로 슬픔과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는 인간 삶의 이유와 거기에 대처하는 삶의 방식에 대한 깨달음을 담은 책이다. 이 교훈은 천상의 이치나 종교적인 각성을 통해 얻어진 것이 아니라, 대지를 딛고서 지난한 삶을 이어온 이들의 오랜 경험에서 건져 올린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