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안의 김밥집. 한눈에 봐도 오래된 50여 석 남짓한 규모의 김밥집 안에 최신 무인주문기가 설치돼 있었다. 20대로 보이는 한 여성 손님은 이 무인주문기 앞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먹을 김밥을 주문하고 어려움 없이 결제까지 마쳤다. 무인주문기를 사용한 김모(21)씨는 “성격이 소심한 사람들은 점원과 직접 말로 주문하는 것보다 사람을 대면하지 않고 기계로 주문하고 결제하는 걸 더 편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식사 동안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았고, 셀프 서비스에 따라 식기 반납까지 스스로 마친 뒤 조용히 식당을 떠났다. 김밥집 운영자 전모(54)씨는 “기계를 처음 살 때 500만원을 썼는데, 한번 사놓으니 인건비도 안 나가고 손님들도 만족스러워해서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알바보다 100배 편하다”···김밥집도 파고든 ‘키오스크’ / 중앙일보 (2019.03.05)
나도 (지금은 아니지만) 어릴 때는 성격이 엄청 소심했지만 그래도 음식 주문을 어려워하진 않았는데, 사람마다 소심함의 정도라는 게 차이가 있으니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사람들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겠으나 난 무인 주문이 뭐가 편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점원을 직접 상대하면 무슨 무슨 음식을 달라고 그냥 말하면 되는데 기계를 사용하면 내가 직접 눌러야 하잖아.
기사에서는 말한다. 키오스크(무인기)의 확산은 1인 창업의 증가와 최저임금 인상, 사회적 단절이라고. 대체로 맞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 대목은 틀렸다. 이유 중 하나가 될 순 있으나 주된 요인이라 보기는 어렵다.
내가 보기에 그 주된 원인은 1인 창업 증가와 사회적 단절, 그리고 과도한 건물 임대료와 높은 자영업자 비중이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이 더해졌을 따름이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럼 최저임금을 절반으로 깎으면 무인기를 도입하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허리띠를 졸라맬 테고 가게 경영은 더 어려워질 테다.
그런데 참 서글프다. 사람이 사람을 불편해해서 직원이 있었더라면 굳이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것들을 스스로 하는 게 더 편하고 만족스럽다니. 일부가 그렇다면 모를까 그런 사람이 많다면 이건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세상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과연 인간 세상이 맞긴 한지. 인간의 온기가 사라져가는 시대 흐름이 서글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