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10 읽음
로자 룩셈부르크가 감옥에 있을 때 읽은 책 가운데 조류의 이동에 관한 관찰이 담겨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유럽에서 철새가 이동할 계절이 되면, 새들은 스칸디나비아 북유럽으로부터 지중해를 건너 나일강까지 긴 여행을 해야 한다.
이 여행은 너무나 멀고 힘든 길이어서 독수리나 매와 같은 몸집이 큰 맹금류도 목적지에 도착하면 처음 며칠 동안은 거의 빈사상태로 되어 강변 모래밭에 엎드린 채 일어서질 못한다고 한다. 큰 새들이 이런 형편인데, 노래 부르는 작은 새들, 예를 들어 방울새나 미팅게일이니 하는 것들은 어떻게 이동할 수 있을까?
철새가 이동하는 계절이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즉 평소에는 먹고 먹히는 관계에 있는 맹금과 작은 새들 사이에 이때가 되면 하늘에서 휴전이 성립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작은 새들은 큰 새들의 등에 업혀서 멀고 먼 하늘을 날아가는 것이다.
- 저자 김종철 (지은이)
- 출판 녹색평론사
- 발매 2010-06-11
저자가 8년 동안 격월간 '녹색평론'을 엮어내는 동안 틈틈이 쓰거나 말했던 기록들을 모아서 묶어낸 책으로 <간디의 물레>(1999) 개정판이다. 생태적, 인간적, 사회적 위기가 극한으로 치닫는 오늘의 현실에서, 생명과 환경문제, 산업 사회가 파괴하는 공동체와 인간다운 삶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고도 깊이 있는 사유가 담긴 책으로 ‘종교적 깊이를 갖춘 문명비판서’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