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빛나의 책, 『빛나는 농사』를 읽었다. 책이 나왔다는 소식은 그의 페이스북에서 보고 알았다. 출간 소식을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보자마자 이 책은 꼭 사서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곽빛나는 내가 아는 분이기도 하다. 사실 한두 번 정도 얼굴을 봤을 뿐이라 안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그냥 구면이라고 말하는 게 좀 더 맞지 않을까.
예전부터 곽빛나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디자인 일을 하며 열성적인 녹색당 활동가이자 청년 농부인, 나이만 비슷할 뿐 정신 연령은 나보다 한참 어른일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그러던 차에 『빛나는 농사』가 나와서 그의 생활을 조금 엿볼 수 있었다.
『빛나는 농사』는 젊은 농부인 곽빛나의 유기농 농사일기다. 일기인 만큼 농사짓는 일상을 담아낸 글이 대부분이지만, 중간중간 농사를 대하는 그의 시각을 다룬 글도 있어 좋았다.
그의 책을 읽으며 좀 부럽기도 했다. 농사만으로는 생활이 안 돼서 다른 알바를 병행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농부라는 직업에 대한 그의 단단한 자긍심이 부러웠다. 거기에 농사 외에 정치, 디자인, 시민단체 활동에도 참여하며, 바쁘고 힘든 삶이지만 그래도 그렇게 사는 게 좋다는 그의 멋짐이 부러웠다.
농사와 자연과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건강한 생각을 실은 글을 읽으니, 나도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 글 말미에는 내가 책에서 가장 인상 깊게 읽은 글을 인용해본다.
그러나 농사를 짓는 것이 가장 생명을 적게 죽이는 직업이며, 생명을 죽이는 일을 직접 분으로 보고 직접 손으로 행하기 때문에 자기 반성을 할 수 있는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죽이고 무엇을 했는지 과정을 모두 보는 일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많은 직업이 내가 못 보고 내가 모르는 경우가 많아 무감각해지고 자기반성이 사라진다. 브로콜리를 생산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풀과 벌레가 죽어야 하는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자연이 필요한지 알기에 허투루 먹지 않고, 허투루 버리지 않는다.
곽빛나, 「빛나는 농사」, 주남책방, 57쪽.
![[도서 리뷰] 청년 농부의 농사일기, 나도 건강해지는 것 같았다. 「빛나는 농사」 / 곽빛나 책](https://writeinlife.com/wp-content/uploads/2019/11/책.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