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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리뷰/독서 메모

영화 <졸업여행>

2016.05.05

오늘이 어린이날이라 도서관도 문을 열지 않아 종일 기숙사에 죽치고 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독립영화를 봤다.<네이버 인디극장>에서 정기적으로 일정 기간 동안 독립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게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물론 돈을 다 주고도 보고 실제로도 그렇게 본 영화들이 훨씬 많지만 이렇게 연속해서 보긴 힘들겠지.

오늘 본 영화는 독립영화 <졸업여행>. 최근 영화는 아니고 나온 지 꽤 된 영화였다. 영화에는 락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부모님 몰래 여행을 떠난 두 친구가 나온다. 작품을 보는 동안, 내가 스무 살 때 친구랑 단둘이 갔던 경주 여행이 떠올랐다.

여행이란 목적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여행 그 자체가 좋은 거지. 특히나 친구와 함께 하는 여행이라면, 같이 보내는 시간 자체가 좋은 것 아니겠어.

졸업여행

독립영화 <은하비디오>

2016.05.04

‘네이버 인디극장’에서, 작년에 나온 독립영화 <은하비디오>를 볼 수 있었다. 아날로그 향수가 물씬 느껴져 영화의 배경이 90년대인가 했더니 2천 년대 중반이었다.

대부분의 비디오 가게가 문을 닫던 2000년대 중반. ‘은하비디오’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짤막한 영화였다. 영화의 배경은 비디오 가게지만, 난 우리 곁에서 사라진 것들과 사라져 가고 있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2000년대가 벌써 옛날이고 그리움이구나.

편의점의 미래

2015.09.18

편의점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게 1982년이라지만, 내가 초딩이던 90년대 중후반 때만 해도 편의점을 단 한 번도 본 기억이 없다. 시골도 아니고 중소도시에 살았는데도 그랬다. 내가 기억하기로 대형 슈퍼마켓은 있었지만, 작은 가게들은 모두 개인이 하는 구멍가게였다. 분명 그랬는데 어느샌가 편의점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다.

혼자 사는 경우엔 대형 마트보다는 주로 편의점을 이용해서 생필품을 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드라마에서는 주인공이 편의점에서 알바하는 장면이 나온다. 한편으로는 아예 편의점이 소설의 주요 배경으로 나오거나 (김애란의 단편소설 ‘ 나는 편의점에 간다☜’, 읽어보진 않았습니다.^^:;), 편의점을 통해 한국 사회를 분석하는《편의점 사회학》☜(책 소개만 읽어봤지만)이라는 책도 나왔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반년간의 편의점 알바 경험이 있으니 할 말은 다 한 거다. 그런데 지식인들은 편의점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사회학자 김찬호 교수의 책 『문화의 발견』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문화의 발견 - KTX에서 찜질방까지
문화의 발견 - KTX에서 찜질방까지
  • 저자 김찬호 (지은이)
  • 출판 문학과지성사
  • 발매 2007-05-18

지은이는 우리 주변을 '이동과 교통' '유희와 교류' '유통과 서비스' '거주와 돌봄' '창조와 성장' '몸과 자연'의 여섯 가지 범주로 나누고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서른 개의 공간을 택해 대한민국의 풍경이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를 짚어나간다.

 

편의점은 도시 문화의 산물이다. 도시인, 특히 젊은이들의 인간관계 감각과 잘 맞아떨어진다. 구멍가게의 경우 주인이 늘 지키고 앉아 있다가 들어오는 손님들을 예외 없이 ‘맞이’한다. 따라서 무엇을 살 것인지 확실하게 정하고 들어가야 한다. 그러나 편의점의 경우 점원은 출입할 때 간단한 인사만 건넬 뿐 손님이 말을 걸기 전에는 입을 열지도 않을뿐더러 시선도 건네지 않는다. 그 ‘무관심’의 배려가 손님의 기분을 홀가분하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특별히 살 물건이 없어도 부담 없이 들어가 둘러볼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인간관계의 번거로움을 꺼려하는 도회인들에게 잘 어울리는 상업공간이다. (대형 할인 마트가 백화점보다 매력적인 것 가운데 하나도 점원이 ‘귀찮게’ 굴지 않는다는 점이 아닐까). 그러므로 ‘익명’의 고객들이 대거 드나드는 편의점에 단골이 생기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김찬호, 《문화의 발견》, 문학과 지성사, 112쪽


나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고 보면 내가 일하던 편의점은 상당히 구멍가게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일단 손님이 오면 무조건 반갑게 인사하고 (내가 특별히 열심히 인사를 한 알바인지도 모르겠지만) 손님들이 대부분 단골이라서 (편의점에서 일할 때 상당히 신기한 점이었다) 나에게 음료수 같은 것도 챙겨주기도 했고, 가끔 같이 수다를 떨기도 했다.(심지어 내가 말을 걸기도…) 거기다가 단골은 외상까지 가능했으니 두 말 할 나위가 있을까.

아마 내가 일하던 곳은 오피스텔, 병원과 같은 건물에 있다는 특수 조건 때문이리라. 보통의 경우는 위 글을 쓴 김찬호 교수의 생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편의점은 어떻게 이토록 급속히 우리 생활에 가깝게 자리 잡게 된 것일까. 김찬호 교수는 그 원인 중 하나가 편의점의 24시간 영업이라고 말했다. (김찬호 교수가 말한 이유가 더 많았겠지만, 뒤 내용은 내가 안 읽었다.) 또 다른 이유는 아마도 1인 가구의 증가가 아닐까.

한때의 전성기를 뒤로 한 채 편의점이 요즘 저성장 시기라고 하는데,(과포화 상태라고 한다) 2018년을 기점으로 인구 절벽이 오고(이후로는 인구가 줄어든다고 예측하더군요.) 고령화가 되는 한편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편의점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거라는 시각도 있다. ☜

​글쎄… 일시적으로는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한계가 있다고 본다. 지금 같은 일자리 불안이 계속되는 한, 더 많은 사람들이 비교적 쉽게 느껴지는 편의점 영업에 뛰어들게 된다. 지금도 일부 목 좋은 곳을 제외하고는 편의점 경영이 어렵다고 하는데… 실로 악순환의 무한 반복이다.

편의점 점주는 손해를 보고도 장사를 마음대로 접을 수 없다. 당연하게도, 편의점에서 일하는 알바 노동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도 편의점 본사는 계속 매출이 크게 오른다. 과연 이런 상황이 지속 가능할 수 있을까.

24시간 동안 운영하면서 사용하게 되는 엄청난 전기 사용량, 날마다 버려야 하는 폐기 음식과 손님들이 버리고 간 엄청난 쓰레기들. 편의점에서 반년간 야간 알바를 하면서 느꼈지만 사회·생태적으로 너무 낭비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야간에는 아예 영업을 안 하자니 한국의 일상적 야근 문화가 걸린다. 하지만 성장은 언젠가는 멈춘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언젠가는 지금과 같은 반생태적인 성장은 영원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러한 여건 속에서도 인간적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지금부터 찾아야 한다.

만약 그런 시대가 열린다면, 편의점은, 적어도 지금과 같은 운영방식의 편의점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다.

[독서노트] 강수돌 교수의 행복론 / 『여유롭게 살 권리』

2015.09.15 읽음

우리 인생의 목적지는 도대체 어디일까? 인생의 목적, 내 삶의 목적이 있다면 그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행복’이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살아가고 공부하며 일한다. 행복한 삶이 목적이고, 이를 위해서 공부하고 일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돌아보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그래서 이 부분을 확실히 해야 한다. 누가 뭐래도 내 인생의 목적지는 ‘행복’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인생의 순간순간이, 한 걸음 한 걸음이 행복한 ‘과정’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과정은 행복하지 않고 결과만 행복하길 바란다면 우리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 그래서 단언한다! 인생에는 순간순간이 과정이고 결과다! 매 순간을 행복하게 살아야 행복이라는 목적지에 안착할 수 있다. 만약 지금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내가 하는 일이나 사는 방식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여유롭게 살 권리 - 일에 지쳐 삶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전하는 오래된 미래
여유롭게 살 권리 - 일에 지쳐 삶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전하는 오래된 미래
  • 저자 강수돌 (지은이)
  • 출판 다시봄
  • 발매 2015-04-06

덜 일하고도 더 여유로운 사회는 어떻게 가능한가. 저자는 경쟁력 중심의 사회에서 삶의 질 중심의 사회로 바꿔야만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삶의 질 중심의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특히 다음 세 가지의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독서노트] 행복을 생각하는 경제 / 《녹색평론》 137호

2015.09.02 읽음

성장을 추구하는 경제가 아니라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경제라면 어떨까. 자신의 행복은 이웃과 조상, 생태계와 자식의 행복에서 온다는 데 동의한다면, 다음 세대의 생존 기회를 빼앗는 성장보다 후손을 위한 선물을 생각하는 행동으로 옮긴다면 좋겠다. 어떤 일을 결정하기 전에 7세대를 생각한다는 북미 원주민들의 포틀래치가 그랬다. 이웃과 선물을 주고받는 행동에서 행복을 찾는 거다. 조상의 선물을 받아 태어나 잘 먹고 잘 사는 우리가 후손에게 베풀 선물은 무엇이어야 하나.

박병상, <순진한 지식인의 애틋한 탄식>, «녹색평론» 137호(2014년 7-8호), 228쪽.

녹색평론 2026년 여름호 - 통권 194호
녹색평론 2026년 여름호 - 통권 194호
  • 저자 녹색평론 편집부 (지은이)
  • 출판 녹색평론사
  • 발매 2026-06-12

우리 사회가 번영하기 위해서 근본적으로 AI 같은 첨단기술과 석유, 전기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정녕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인지 묻는다. 동시에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경제적·사회적 불평등과 극단적인 양극화, 사회적 분열이 고에너지 산업경제의 부작용이 아니라 본질일 수도 있다는 관점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