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3
일찍이 홉스는 말했다.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자연상태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라고. 과연 그럴까. 가끔 TV에서는 여전히 자연 그대로 살아가고 있는 원시 부족의 생활의 모습을 보여줄 때가 있다. 그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던가. 투쟁 상태이기는커녕, 부족원들이 사냥에 성공해서 돌아오면 모닥불을 피워놓은 채 춤추고 노래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는 오히려 문명이 극도로 발달한 근. 현대의 인간 사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극대화되어 나타난 것이 20세기에 있었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다. 21세기에 들어서는 전쟁이 벌어지지 않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국가가 없어서 사람들이 투쟁 상태에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국가는 옛날부터 전쟁의 주체였다. 물론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가 전쟁만을 뜻하진 않는다. ‘무한 경쟁의 시대’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게 언제였을까. 어느덧 그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질 만큼 우린 ‘경쟁에 중독된 사회’에 살고 있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독한 경쟁 사회다.
‘빨리, 빨리’가 한국을 상징하는 말이 된 지도 꽤 오래됐다. 한국에서 ‘경쟁’은 그냥 ‘경쟁’ 이 아니다. ‘전쟁’이다. ‘입시전쟁’, ‘취업전쟁’이란 말은 이미 예전부터 우리에게 익숙하다.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 경제력으로만 따지면 한국은 결코 못 사는 나라가 아닌데. 아니 이미 부자 국가라고 할 수 있는데.
미국과 일본만큼은 아니라도 한국이 부자 국가임은 변함이 없다. 한국의 1인당 평균 국민소득이 2만 달러라고 하니까. 왜 우리는 그것을 누리지 못하고 전쟁 같은 삶을 살아야 할까.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는 자연상태가 아니라 현대 한국 사회가 아닐까.